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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친했던 누군가가 한순간 별거 아닌 일로 낯설어질 때 별거 아닌 일은 별거가 되고 그동안의 나의 착각에 어리석음을 느끼게 만들며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과 인생은 결국 혼자라는 씁쓸함을 깨닫게 한다. 굳이 모르고 지나쳐도 될 것을 불행하게도 알게 된 것일까 아니면 어차피 알아야 할 것을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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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면서 한계가 보이고 새로운 목표가 안 보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일이 하나의 과정일 수도 있어요.현재 목표가 안 보인다고 그만두면 발전이 없습니다. 목표를 향해 오르고 내려가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지금은 안 보이던 경치와 풍경이 새롭게 나타납니다. 눈앞에 계곡이 있어서 그 뒤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 구비를 돌아서면 멋진 경치가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목표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죠.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랑하다 보면 우리가 살아 있는 자체가 커다란 희열이 될 수 있습니다. 삶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지만 우리는 죽으려고 살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이루겠다는 허상의 목표 때문에 삶의 과정을 즐기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 능동적 허무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는 실제로 아무런 목표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것이 저에게 비극적 사건은 아니라는 거죠. 살아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순간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실존 자체가 존재의 이유인 거죠. 그러기에 스스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을 해보신 분들은 알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는 길, 직장에 가는 길이 너무 익숙하여 도중에 마주치는 사물들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사랑을 하는 순간 새로운 빛으로 다가옵니다. 나무 한 그루, 돌부리 하나가 아주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것이 니체가 원하는 거예요. 사물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뀌는 겁니다. 내가 변화함으로써 세계가 달라집니다. 이렇게 우리는 무엇이 가치 있는 일인지를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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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예쁘고 똑똑하고 착해서 널 좋아한다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만큼이나 알 수 없고 정의 내리기 힘든 단어들이라 안믿는거 같아서 좀 더 구체적으로 내 생각을 적어볼게. 잘 될진 모르겠지만
내 눈에 너는 참 예뻐보이는데 예뻐서 보기 좋고 보기 좋으니까 보고싶기도해. 큰 눈망울이라든가 오똑한 코라든가 유난히 고운 피부는 남들에게 많이 들어온 사실이겠지만 특히 시시때때로 변하는 니 눈이 좋아. 동그랬다가 세모가 됐다가 네모가 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 마다 내 마음은 편안했다가 슬펐다가 허둥지둥 해지기도 하지.
내 생각에 너는 참 똑똑한데 이 사실은 너와 가깝게 지내던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들어온 사실이라고 하니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긴해. 내 자기소개서를 멋지게 써준거나 실제로 니가 아는것이 많은 것, 비루한 내 말주변에도 불구하고 너에게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내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참 편리한 일이었지. 그리고 나는 시를 읽듯 시를 쓰듯 너의 말에 행간을 그리면서 듣곤해. 그 행간에는 우주가 담겨있어. 그래서 나는 니 말에 더 귀기울여 듣고 싶어. 다른 어떤 사람보다 니 생각이 가장 중요해. 나에게는.
너는 그 어떤 누구보다 나에게 착한 사람이야. 그래서 동시에 미안한 사람이기도 하지. 착하다는 말을 어떻게 더 분명한 뜻으로 표현 할 수 있을까. 너는 사려깊은 사람이야. 나에게 공감하고 배려해주지. 그거는 너한테 내재된 기본 능력이라서 나는 너의 사양 자체가 맘에 들어. 나에게 좀 더 사려깊은 것 같긴한데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한테만 사려깊길 바란적도 있던거 같아. 여튼 너에 배려로 인해 참 편하고 좋았지. 나도 나 말고 너를 배려하도록 노력할게.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될게